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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로트럭으로 운전면허 따기 #3] 휠과 게임 구매하기

김재택 2018. 4. 6. 07: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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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8/04/05 - [게임으로 운전면허] - [게임으로 운전면허 #2] 면허 취득과정 알아보기

 

 

휠, 휠을 사자!

어린 시절 가장 처음 한 게임이 사촌형이 물려준 Play Station 1 으로 했던 이름모를 레이싱 게임이었습니다. 중학교 땐 아크로레이서, 시티레이서 등의 레이싱게임을 거쳐 XL1이라는 온라인 레이싱 게임을 잠깐 했었죠. 그런데 이 게임은 사실성이 너무 뛰어난 나머지 키보드의 방향키만 가지고는 섬세한 조작이 불가능해서 항상 불만이 가득했던 기억이 납니다. 그 때부터 레이싱 휠은 언젠가 꼭 한 번 쯤 사고싶은 물건이었습니다. 그런데 이제는 그 물건을 '학원비를 아껴서 산다'는 미명하에 당당히 구매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10만원짜리 국산 휠부터 200만원에 달하는 외산 휠까지 다양한 가격대의 휠이 판매중입니다. 운전학원이 대부분 5~60만원대인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에 그 근처를 상한선으로 생각하고 알아보기 시작했습니다. 너무 저렴한 제품들은 핸들의 회전각이 부족하거나 만듦새가 조잡하다는 문제가 있습니다. 실제 차량의 경우 핸들이 왼쪽 끝부터 오른쪽 끝까지 1080도 회전하는데 조이트론 270같은 제품은 이름에서 알 수 있듯 270도 밖에 회전하지 않거든요.

 

핸들의 포스피드백(핸들의 저항감), 클러치페달(기어변속을 위한)의 유무 등을 고려해 추리고 추리다보니 결국 50만원 근처의 두 제품을 두고 고민하게 되었습니다. 첫 째는 로지텍사의 G29이고, 둘 째는 트러스트마스터사의 T300RS GT입니다.

 

 

1. G29

로지텍의 G29는 같은 회사의 G27의 후속작인데 T300에 비해 페달의 저항감이 좀 더 실제에 가깝다는 평이 있고, 50만원이면 H쉬프터(기어봉)까지 구매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대신에 포스피드백이 기어를 통해 제공되기 때문에 기어가 맞물리는 느낌이 나서 이질적이라는 단점도 있습니다.

 

2. T300RS GT

트러스트마스터의 T300RS GT는 T300RS에서 페달을 3페달 짜리로 교체한 제품입니다. 때문에 기존의 T300RS보다는 페달이 좀더 사실적이고, 클러치페달이 달려있습니다. T300은 G29에비해 포스피드백이 벨트로 구현되어 좀 더 사실적이라는 평이있고, 트러스트마스터의 경우 페달이나 핸들 림(동그란 부분)을 교체하는 것이 가능하기 때문에 추후 업그레이드를 고려한다면 좋은 선택이 될 수 있습니다. H쉬프터의 경우에도 트러스트마스터의 쉬프터가 더 사실적이라는 평이 많습니다.

하지만 페달을 밟는 느낌이 약하다는 평이 많고 H쉬프터 없이도 50만원의 가격대를 형성하고 있으며 H쉬프터의경우 25만원이나 한다는 단점도 존재합니다.

H쉬프터

 

승자는 누구?

결정적으로 G29는 포스피드백 적용에서 기어가 걸리는 느낌이 난다는 의견에 T300RS GT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포스피드백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H쉬프터는 추후에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스스로를 믿을 수 없었기 때문에 이러다가 정말 큰 돈만 쓰고 게임만 신나게 한 뒤에 운전면허 취득은 흐지부지 될까봐 살짝 걱정이 되었거든요. H쉬프터를 구매하지 않기로 하면서 자연스럽게 2종 보통 자동 면허를 취득하는 것을 목표로 하게 되었습니다. 2종 보통을 취득한 후 1종 보통을 취득할 때는 도로주행시험만 보면 되기 때문에 2종을 먼저 딴 후에 1종 면허를 따고싶으면 그 때 쉬프터를 구매하기로 했습니다.

 

 

게임을 살 시간이다 with 연쇄할인마

운이 좋았습니다. 어쩌다보니 설 연휴 기간에 게임을 구매하게 되었는데 스팀(a.k.a. 연쇄할인마)에서 설맞이 할인을 진행 중이었습니다. 본 게임만 23500원짜리인 유로트럭 시뮬레이터를 동유럽, 스칸디나비아 까지 달릴 수 있게 해주는 확장팩과 함께 15000원 가량에 구매할 수 있었습니다. 왠지 돈을 아낀 것 같아 기분이 좋습니다.

더불어 과한 노동에 지쳐 힘들 때 신나게 엑셀을 밟기 위해 레이싱 게임도 필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프로젝트 카스 2라는 레이싱 게임을 사은품으로 얹어주는 레이싱 휠 판매자가 있어 온라인 최저가보다 2만원 정도를 더 얹어주고 해당 판매자에게 레이싱 휠을 구매했습니다. 실전 연습용도와 신나게 달릴용도의 두 가지 게임을 갖추게 되었습니다.

 

 

 

p.s. 혹시 이 글을 읽다가 '나도 도전해봐야지'라는 생각을 품고 계신분이 있을까봐 첨언하자면, 쉬프터까지 구매해서 1종 보통을 취득할 생각이라면 '유로 트럭 시뮬레이터 2'를, 필자처럼 쉬프터 없이 2종 보통 자동면허를 취득할 생각이라면 '아메리칸 트럭 시뮬레이터'를 구매하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유럽식 트럭은 운전석이 앞쪽에 있는 형태이고, 미국식 트럭은 운전석 앞쪽에 차체가 길게 있는 형태라 언제부터 핸들을 꺾기 시작해야하는지에 대한 감이 조금 다르기 때문입니다. 필자는 할인기간이 끝나고 나서야 이 점을 깨달았는데 할인 맛을 한 번 봤더니 제 값주고 사기엔 돈이 아까워 아직 아메리칸 트럭을 구매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다음 글에 계속...

2018/04/07 - [게임으로 운전면허] - [게임으로 운전면허 #4] 이러다가 진짜 게임만 하겠네